[제로 웨이스트 관련 창업 아이디어 10선]리필 가능한 이동형 장터 트럭

지역 밀착형 친환경 유통 시스템의 필요성

대량 생산, 대형 유통망 중심의 소비 구조는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엄청난 포장 폐기물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건식 식료품, 세제류와 같은 생필품은 1회용 비닐 포장과 다중 플라스틱 용기 사용으로 인해, 실질적인 사용량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남긴다. 이 문제는 소비자 한 명의 실천으로 해결되기 어려우며, 유통 구조 자체의 전환이 필요한 지점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리필 가능한 이동형 장터 트럭’ 모델이다. 이 창업 아이디어는 고정 매장이 아닌, 지역을 순회하며 리필 제품을 판매하고, 시민들의 빈 용기를 수거·세척해 다시 사용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고객은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트럭은 동네 곳곳을 돌며 친환경 소비의 거점으로 기능한다.

 

이 개념은 단순한 푸드트럭이나 유기농 장터와는 다르다. 유통 구조의 탈중앙화와 소비 습관의 재설계를 통해 포장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 주민과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소규모지만 강력한 소비자 기반을 형성할 수 있으며, 특히 환경에 관심 있는 고객층과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제품 판매가 아니라, 생활 속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유통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서비스 구조 – 순환 기반 이동형 시스템의 설계

‘리필 가능한 이동형 장터 트럭’은 전통적인 유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로 웨이스트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다층적 설계 구조를 필요로 한다. 이 창업 모델은 다음의 5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다.

 

1. 리필 제품 라인업 확보
   주요 품목은 세탁세제, 주방세제, 샴푸, 바디워시, 식초, 간장, 오일류, 건식 곡물(쌀, 잡곡, 콩), 견과류, 말린 과일, 허브, 커피원두, 조미료 등이다. 모든 제품은 대용량 통에서 고객 용기에 덜어 판매하며, 가격은 중간 유통 없이 산지 직거래 또는 제로 웨이스트 전문 업체와 제휴해 책정된다.
2. 다회용기 대여 및 수거 시스템
   소비자는 자체 용기를 지참하거나, 업체에서 제공하는 대여 전용 유리병 또는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한다. 고객의 반납 용기는 수거 후 트럭 내 소형 세척 설비 또는 제휴 세척소에서 위생 세척 후 재사용된다. 이를 통해 1회용 포장재 폐기물을 사실상 ‘0’으로 만든다.
3. 모바일 앱 연동 예약 시스템
   고객은 전용 앱을 통해 트럭의 위치를 확인하고, 제품을 사전 예약해둘 수 있다. 트럭은 정해진 요일·시간에 지정 장소에 정차하며, 예약 고객의 리필 제품을 사전 준비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4. 지역 주민과의 커뮤니티 연계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작은 커뮤니티 마켓, 비건 간식 시식, 생활 제로 웨이스트 강좌, 다회용기 DIY 워크숍 등의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로 인해 단순 상거래를 넘어 환경 실천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된다.
5.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및 보고서 발행
   트럭 운영 시 태양광 충전 패널, 바이오디젤 연료 또는 전기차 기반 트럭을 사용해 배출가스를 최소화한다. 고객과 지역 커뮤니티에는 리필을 통해 절감한 포장재량, 탄소배출량 등을 수치화하여 시각화된 제로 웨이스트 리포트로 제공하며, 이는 ESG 연계 마케팅 자료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 모든 요소는 지역 밀착형 순환경제 모델로 작동하며,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서 고객과 지속적인 신뢰와 가치를 공유하는 구조로 발전할 수 있다.

 

 

수익 구조와 창업 확장 전략

리필 장터 트럭은 규모에 따라 창업비용이 비교적 낮고, 고정 매장에 비해 초기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다품종 소량 판매가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유통 마진보다 서비스 차별성과 커뮤니티 기반 충성 고객 확보가 수익 모델의 핵심이다. 수익 항목은 다음과 같다.

 

수익 항목세부 설명

제품 리필 판매	kg 또는 L 단위 단가로 구성. 유기농 제품 및 친환경 인증 제품은 고단가 가능
용기 보증금 수익	다회용기 대여 시 보증금 1,000~3,000원. 미회수율 고려한 수익 확보 가능
정기배송 및 예약 서비스 수수료	주 1회 고정 고객에게 리필 서비스 제공, 프리미엄 요금제로 수익화
지역 기업 협업 수익	제로 웨이스트 실천 기업·브랜드 샘플링 및 프로모션 공간 제공
ESG 후원 및 공공지원금	지자체 및 환경재단과 연계 시 ‘탄소 절감 실적’ 기반 지원금 수령 가능

 

또한, ‘제로 웨이스트 리필카’ 브랜드화를 통해 프랜차이즈화 또는 플랫폼화도 가능하다. 전국 주요 도시와 도농복합지역을 대상으로 동일한 운영 모델을 도입할 수 있으며, 플랫폼 형태로 리필 트럭 가맹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성장 전략이다.

특히 ESG 실천을 요구받는 공공기관, 대기업, 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B2B 형태의 출장 리필 서비스를 운영하면, 안정적인 고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사무실 단지에서 ‘리필데이’를 지정해 입점할 경우, 평균 100명 이상의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외 적용 사례 및 제도적 기반

국내에는 아직 이 개념이 활발하지 않지만, 몇몇 유사한 실험이 있었다.
서울 성동구에서 ‘리필스테이션 이동형 팝업’을 운영한 바 있으며, 일부 사회적기업에서는 지역 행사와 연계해 소규모 리필트럭을 시범 운영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성공 사례가 있다:

• 영국 ‘TOPUP Truck’: 전기차 기반의 리필 전용 트럭으로, 곡물류, 세제, 청소용품 등을 판매. 예약 시스템과 디지털 영수증 시스템이 결합돼 환경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
• 독일 ‘Unverpackt Mobil’: 리필 가능한 건식 식료품을 중심으로 이동형 상점 운영. 지역 내 제로 웨이스트 연합과 협력해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
• 프랑스 ‘Drive tout nu’: 차량으로 리필 제품을 배송하며, 온라인 예약 기반으로 운영. 고객은 다회용기를 문 앞에 두면, 새로 리필된 용기와 교환해가는 순환 구조

국내에서도 2023년 환경부의 ‘무포장 유통 시범사업’에서 리필소 운영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이 지급되었고, 2024년부터는 탄소중립생활 실천 확산 사업의 일부로 이동형 친환경 유통 시스템이 확대될 계획이다.

이처럼 제도적 기반과 소비자의 수요가 맞물리는 시점에서 리필 장터 트럭은 빠르게 안착할 수 있는 유통 창업 모델이며,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구조로 평가받는다.

 

 

마을을 바꾸는 작지만 강한 바퀴

리필 가능한 이동형 장터 트럭은 단순한 물건 판매가 아니다.
이 서비스는 한 사람의 소비 패턴을 바꾸고, 하나의 마을 문화를 전환시키며, 사회 전체의 순환경제 인식을 높이는 모빌리티 기반의 환경 혁신 솔루션이다.

 

포장 쓰레기를 줄이고, 다회용기를 순환시키며,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이 시스템은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고려한 창업 아이디어로서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초기 비용은 비교적 낮지만,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의 신뢰와 브랜드가 쌓이면 고정 수요층을 형성할 수 있고, 정책적 지원과 ESG 연계도 가능해 사회적 기업화까지 확장 가능하다.

 

이제 유통도, 소비도, 창업도 ‘지속 가능성’을 중심에 두어야 할 시기다.
리필 트럭은 그 변화를 가장 실용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도구이자 플랫폼이다.
도시는 바퀴 위에서 바뀔 수 있고, 미래는 작은 병 하나에서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