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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독서 습관] 책을 읽는 방식부터 바꾸는 환경 실천법

Zero-W 2025. 7. 9. 16:27

[제로 웨이스트 독서 습관] 책을 읽는 방식부터 바꾸는 환경 실천법

 

독서, 그 자체는 인간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문화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소비하는 종이책 중심의 독서 행위는 그 이면에서 상당한 환경 부담을 동반한다. 한 권의 종이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자원은 상상 이상이다. 목재를 비롯한 종이 원료, 인쇄용 잉크, 제본 접착제, 표지 코팅, 포장재, 그리고 유통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와 연료까지 모두 자원을 소모하는 요소다. 종이 한 장을 생산하는 데 평균 10리터의 물이 필요하며, 책 한 권은 제조와 유통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약 2킬로그램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더욱이 팔리지 않는 재고 서적은 대량 폐기되거나 소각 처리되며, 이는 지식의 낭비를 넘어 환경 파괴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그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보다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독서 습관은 책을 덜 읽자는 것이 아니라, 읽는 방식의 전환을 통해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자는 제안이다.

 

제로 웨이스트 독서 권장

공유 독서의 힘,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제로 웨이스트 실천

독서를 위한 자원 소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유' 중심의 독서에서 '공유' 중심의 독서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도서관이다.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은 지역사회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지식 플랫폼이다.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은 수십 명이 돌려 읽을 수 있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1인이 같은 책을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도서관을 통해 다수의 이용자가 책을 공유하는 방식은 인쇄 수요를 줄이고 출판물 과잉 생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도서관 이용이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책 검색, 대출, 연장, 반납까지 가능하며, 예약 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책을 기다리지 않고 받아볼 수도 있다. 매달 정기적으로 도서관을 방문하는 루틴을 만들거나, 월별 독서 목표를 도서관 대출 도서로 한정한다면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 독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도서관은 단지 책을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를 실천할 수 있는 공동체 기반 공간이다.

 

 

디지털로 확장되는 독서, 전자책으로 줄이는 환경 부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더 이상 책을 반드시 종이로만 소비할 필요가 없다. 전자책은 물리적 종이 없이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 인쇄·포장·배송·보관·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전용 전자책 리더기 등 하나의 기기로 수천 권의 책을 저장하고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는 점은 공간 효율성과 자원 절약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전자책 구독 서비스는 이용자의 독서 습관을 일정한 패턴으로 유지하게 만들어 주며, 다독하는 사용자일수록 자원 소비를 줄이면서 경제적인 이점도 얻을 수 있다. 전자책은 초기 제작 단계에서만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후에는 무제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물리적 재화 생산이 필요하지 않다. 물론 장시간 화면 독서로 인한 눈의 피로감, 종이책 특유의 감성을 대체하기 어려운 점 등은 존재하지만, 전자책이 제공하는 실용성과 지속 가능성은 충분히 선택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핵심은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형식을 선택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다. 일상적인 정보 탐색, 학습자료, 참고서 등은 전자책으로, 감성을 깊이 느끼고 싶은 독서 경험은 도서관 대출로 병행하는 혼합 전략이 바람직하다.

 

 

순환하는 책, 중고책과 공유 시스템으로 수명 늘리기

책을 더 이상 읽지 않게 되었을 때 대부분은 책장에 꽂혀 먼지만 쌓이거나 결국은 폐기된다. 하지만 중고책 거래나 공유 시스템을 통해 책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면 책 한 권의 생애 주기는 몇 배로 확장될 수 있다. 중고서점은 책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장점 외에도 이미 제작된 책을 다시 소비함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는 매우 친환경적인 독서 방식이다. 알라딘 중고서점, 예스24 중고마켓,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은 쉽고 간편한 중고책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며, 최근에는 책 상태와 배송 속도도 향상되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읽는 소설이나 에세이류는 새 책을 구매하기보다 중고책으로 읽고 다시 판매하거나 기부하는 순환 독서 구조를 만들면 제로 웨이스트에 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회사 내 북쉐어링 프로그램, 아파트 공유 책장, 동네 책 교환 코너 등 비공식적인 공유 구조를 마련하면 책의 순환성과 커뮤니티 연결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책은 나눌수록 가치가 확장되는 문화 콘텐츠다. 한 번 읽은 책을 서가에 묻어두기보다 새로운 독자에게 넘김으로써 환경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습관이야말로 가장 진보된 독서법이다.

 

 

나만의 제로 웨이스트 독서 루틴 설계하기

지속 가능한 독서 습관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생활 속에서 의식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루틴을 정하고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독서 계획을 세울 때 종이책, 전자책, 도서관 대출, 중고책 구입 등 유형별로 구분해 리스트를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는 도서관에서 빌릴 책 3권, 전자책으로 읽을 책 2권, 중고책으로 구매할 책 1권이라는 식의 구조를 설정해두면 과잉 소비를 막고 실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독서 후기를 노션이나 블로그에 정리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읽은 책을 기록하는 것도 좋은 실천 방법이다. 책을 읽고 난 뒤 그 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지인에게 선물하거나, 다음 독서 모임에서 나눔 도서로 제공하거나, 북트리 캠페인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책의 흐름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독서는 소비 행위가 아니라 경험의 축적’이라는 인식 전환이다. 더 많은 책을 소유할수록 풍요롭다는 관념을 버리고, 내가 읽은 책이 누군가에게 다시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 때 제로 웨이스트 독서 습관은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자리 잡는다. 이제는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만큼이나, 어떤 방식으로 읽고 나누고 정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