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회사 탕비실 제로 웨이스트화] 컵부터 간식까지 친환경 루틴

Zero-W 2025. 7. 12. 13:10

[회사 탕비실 제로 웨이스트화] 컵부터 간식까지 친환경 루틴

사무실 속 작은 쉼표, 탕비실은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커피 한 잔, 차 한 모금, 간단한 간식을 통해 동료와 소통하고 재충전하는 장소지만,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일회용품들로 인해 이 공간은 의외의 쓰레기 생산지로 기능한다. 종이컵, 플라스틱 컵, 스틱커피 포장재, 티백, 개별 포장된 간식들, 일회용 젓가락과 포크까지 매일 쌓이는 쓰레기의 양은 생각보다 많다. 탕비실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단순히 제품을 바꾸는 것을 넘어, 회사 문화 전반에 지속 가능성을 녹이는 실천이다.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도 탕비실의 쓰레기를 줄이고, 구성원들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루틴은 충분히 가능하다. 컵 하나, 간식 하나에서 시작되는 이 변화는 사무실 전체의 자원 소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직장 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

 

다회용컵 사용으로 시작하는 제로 웨이스트 탕비실

탕비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중 가장 흔하고 많은 품목이 종이컵이다. 직원 수만큼 매일 사용되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은 사용 시간이 매우 짧지만, 그로 인한 폐기물은 장기적인 환경 부담을 유발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다회용 컵 사용 문화 조성이다. 먼저 각 직원에게 개인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지급하거나, 회사에서 다회용 컵을 기본 비품으로 구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컵 보관 전용 선반이나 컵살균기를 설치해 위생을 강화하면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또 다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소소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보상 시스템이나 텀블러 데이 이벤트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커피머신이나 정수기 옆에는 일회용 컵을 없애고 다회용 전용 컵만 배치함으로써 구조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설계가 가능하다. ‘텀블러 지참이 기본’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수록 탕비실의 쓰레기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간식 구성과 제공 방식 전환을 통한 쓰레기 감축

탕비실에서 또 다른 쓰레기의 원인은 바로 간식이다. 직원들을 위한 배려로 비치되는 과자, 초콜릿, 음료, 컵라면 등은 대부분 개별 포장되어 있으며, 그 포장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복합재질로 재활용이 어렵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간식 구성과 제공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개별 포장된 스낵 대신 벌크 포장으로 구매한 간식을 유리병에 담아두고, 직원들이 다회용 접시에 덜어 먹도록 유도하면 포장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견과류, 말린 과일, 그래놀라, 쿠키 등은 대용량으로 구입해 담아두기 좋으며, 보기에도 깔끔하고 공유하기에도 적합하다. 컵라면 대신 소형 도시락, 유리 용기에 담긴 반찬, 리필형 인스턴트 국 등을 제공하거나, 간식을 준비하는 대신 다과를 함께 만드는 문화(예: 사내 베이킹 데이, 과일 나눔 데이)를 만들면 참여도와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간식은 단순한 에너지 보충이 아니라, 직장 문화와 가치가 반영되는 상징적 요소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음료 시스템의 전환으로 쓰레기 없는 탕비 문화 만들기

탕비실의 음료 시스템은 커피, 차, 주스, 생수 등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일회용 기반이다. 스틱커피 포장재, 티백, 개별설탕 포장, 플라스틱 젓는 막대 등은 매번 사용 후 폐기되며, 잔여물까지 포함하면 쓰레기 발생량은 매우 크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음료 시스템 개편은 이 쓰레기를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첫째, 커피는 원두를 대용량으로 구입해 드립 방식 또는 머신 추출 방식으로 제공하면 스틱 포장을 없앨 수 있다. 둘째, 차는 티백 대신 잎차를 티포트나 인퓨저를 이용해 제공하고, 레몬수나 허브워터처럼 리필 가능한 음료 옵션을 마련하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스틱설탕 대신 유리병에 담은 설탕을, 플라스틱 스푼 대신 스테인리스 티스푼을 비치하고, 우유나 시럽도 작은 리필 용기로 준비해두면 반복 사용이 가능해진다. 다회용 기반으로 전환된 음료 시스템은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업무 중 음료 시간을 보다 여유롭고 품격 있게 만들어준다.

 

 

탕비실 문화를 지속 가능한 조직 습관으로 만들기

탕비실의 변화를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선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루틴화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탕비실 안내판이나 사용법 가이드를 설치해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1주 1개’ 쓰레기 줄이기 실천 과제(예: 이번 주는 일회용 수저 사용 안 하기)를 탕비실 공용게시판이나 사내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동료 간 경험을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실천이 확산된다. 셋째, 사내 환경 담당자가 주기적으로 탕비실 쓰레기 배출량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면 실천의 효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 넷째, 친환경 제품을 비치하거나 제로 웨이스트 브랜드와 협업해 소규모 캠페인이나 제품 체험 기회를 마련하면 자연스럽게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다. 탕비실은 작지만 상징적인 공간이다. 구성원들이 모이는 이 공간에서 지속 가능한 루틴이 정착되면, 전체 조직의 문화도 점차 변화하게 된다. 제로 웨이스트는 거창한 제도나 예산이 아닌,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선택을 통해 완성된다. 사무실의 중심 공간인 탕비실을 바꾸는 것, 그것이 곧 회사를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