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주민 참여형 환경실천 모델

Zero-W 2025. 7. 16. 09:06

지역 환경 문제는 지역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지역 사회는 점점 더 많은 쓰레기와 자원 낭비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생활폐기물은 발생량이 많고 처리 비용도 크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쓰레기 감량에 대한 실질적인 접근보다는 수거·처리 중심의 정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이 심각해진 지금, 단순한 처리 방식만으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제는 주민들이 환경 문제의 주체가 되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단지 쓰레기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생활 구조를 바꾸고, 자원의 순환을 촉진하며, 지역 공동체 전체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통합적 실천 모델이다. 특히 지역 기반의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은 특정 기관이나 단체가 주도하는 일회성 홍보를 넘어, 주민 참여와 자율적인 행동 유도를 통해 장기적인 환경 습관을 정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 사회가 환경 문제 해결의 중심으로 나서게 될 때, 그 변화를 이끄는 힘은 바로 ‘주민 참여’에 있다. 이 글은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지역에서 왜 필요하며, 주민이 어떻게 주체가 되어 참여할 수 있는지를 실증적 사례와 전략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분리수거함 앞에서 종이, 플라스틱, 캔을 구분하여 배출하는 환경 교육 장면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이 지역 사회에서 필요한 이유와 현장 문제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재활용 품목 분리배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용, 일회용품 규제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실제로 주민들이 환경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도록 이끄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쓰레기 배출 요령을 숙지하지 못하는 주민이 많고, 무단투기 문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공동주택에서는 입주민 간의 의사소통 부족으로 인해 분리배출 장소가 혼란스럽거나,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단지 제도만으로는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환경 캠페인은 대부분 형식에 그치고,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주민 참여형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는 동주민센터 중심으로 쓰레기 감량 활동을 주민 스스로 기획하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동체 내 지속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1년 만에 일반쓰레기 배출량이 평균 18% 감소하고, 재활용률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처럼 제도 위에 ‘참여’를 더했을 때 비로소 지역 환경 정책은 현실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주민 참여는 환경 실천을 생활 속 행동으로 전환시키는 촉매제이며, 지역 밀착형 전략은 행정적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수단이 된다.

 

 

주민 참여형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 설계 및 실행 전략

효과적인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은 ‘참여’와 ‘지속성’을 중심에 두고 설계되어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지역 실태 진단이다.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지역의 쓰레기 배출 구조, 주민들의 인식 수준, 기존 제도와의 연계 가능성 등을 조사하여 캠페인의 목표와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두 번째는 주민 주도의 실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일방적인 행정 주도보다 주민 자치회, 마을활동가, 통장협의회, 학교, 소상공인 등이 캠페인 기획단계에 참여함으로써 정책 수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세 번째는 실천 프로그램의 다각화이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장바구니 사용 장려, 다회용기 사용 캠페인, 동네 재사용 마켓 운영, 쓰레기 없는 축제 만들기, 공동체 분리수거일 운영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인천 서구는 ‘무포장 장보기 주간’을 운영해 시장 상인들과 협업했고, 참가 주민에게는 실천 리포트를 작성하게 하여 환경 행동을 생활화했다. 이 캠페인은 4년 연속으로 진행되며 재방문율이 60% 이상을 기록했고, 지역 내 다회용기 사용 가게도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피드백과 인센티브 구조이다. 실천 결과를 주민에게 수치로 보여주고, 우수 참여자에게는 마을 화폐, 친환경 물품, 지역 포인트 등을 제공함으로써 참여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캠페인 성과를 지역 언론, 동네 커뮤니티 게시판, SNS 등으로 확산하면 자연스럽게 참여자 외 주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즉,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일상 속에서 반복될 수 있는 구조로 정착시켜야 한다.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드는 힘은 주민과의 연결에서 나온다

환경 문제는 더 이상 전문가나 정부의 영역에만 맡길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가장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는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지역이고,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상도 지역 주민이다. 따라서 지역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주민이 주체가 되어 생활 속 실천을 해나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제로 웨이스트 전략이다. 주민 참여형 캠페인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구성원의 관계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행동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동체 기반의 실천은 단순한 친환경 활동을 넘어 지역 내 연대와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새로운 생활 방식이고, 이를 실현하는 과정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자 기회다. 행정기관은 플랫폼을 제공하고, 주민은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상점과 학교는 실천 공간이 되고, 언론은 그 변화를 확산하는 통로가 된다. 이런 다층적 협력 구조가 구축될 때, 제로 웨이스트는 단지 구호가 아니라 지역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환경을 위한 거창한 혁신만을 기다릴 수 없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작은 행동을 함께 시작해야 한다. 오늘 마시는 커피를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로 바꾸는 것, 오늘 쓰는 전단지를 재생용지로 출력하는 것, 그리고 내 동네의 캠페인에 발을 들여놓는 것. 이것이 지속 가능한 지역,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