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경제적 비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Zero-W 2025. 7. 18. 08:19

환경 실천의 진짜 비용은 무엇인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일상 속 실천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분리수거 수준을 넘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무포장 소비, 재사용 및 리필 제품 이용, 다회용기 순환 시스템 참여, 음식물 쓰레기 감축, 중고 및 공유 소비 등을 포함한다. 많은 사람들이 제로 웨이스트를 ‘의미 있는 환경 행동’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렇게 묻기도 한다. “그건 돈이 더 들지 않나요?”

 

실제로 환경을 위한 실천이 경제적 비용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오해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예를 들어, 텀블러를 사야 하고, 무포장 상점을 이용하려면 더 비싸다는 인식, 또는 다회용기 반납 시스템이 번거롭고 시간·비용이 더 든다는 생각 등이다. 이런 오해가 쌓이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소수의 의식 있는 사람들만의 활동으로 한정되고, 대중적인 참여가 어렵게 된다.

 

그러나 여러 실증적 데이터와 정책 사례는 이런 통념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특히 제로 웨이스트가 장기적 비용 절감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사회적 편익과 간접적 비용 회피 효과를 고려하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글에서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개인, 기업, 지방정부의 경제적 비용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 수치와 구조를 통해 분석한다.

 

동전이 담긴 투명한 병에서 싹이 자라고 있는 모습으로, 환경 실천이 경제적 가치로 이어지는 개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개인과 가정 단위에서의 경제적 효과

많은 사람들이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개인 소비 비용 증가로 오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기적으로 보면 가계지출 절감과 소비 패턴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다.

예를 들어, 환경부가 2022년 발표한 ‘일회용품 감축 시민 실천 효과’ 자료에 따르면, 한 가정이 일회용 수세미 대신 다회용 수세미를 1년간 사용할 경우 약 8,000원에서 1만 원의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일회용 커피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할 경우 연간 약 9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커피를 하루 1잔 이상 구매하는 직장인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또한 무포장 식재료 구매는 대형마트 포장 제품 대비 kg당 평균 5~10%의 비용이 더 들 수 있지만, 과잉구매를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식비 전체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제로 웨이스트 실천은 소비의 ‘속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텀블러, 천 가방, 다회용 식기류 등은 초기 구입비용이 있지만, 재사용이 가능하므로 총 지출 대비 유닛당 비용은 빠르게 감소한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제로마켓’과 ‘재사용 플라자’ 등에서 무료 또는 저가로 구할 수 있는 생활용품도 가계지출 절감 효과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개인은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직접적인 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한국은 종량제 봉투를 통해 쓰레기 배출량에 따른 비용을 부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쓰레기를 줄일수록 생활비 일부를 절약할 수 있다. 서울시의 추산에 따르면 1인 가구 기준 종량제 봉투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월 평균 2,000~3,000원의 쓰레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최대 36,000원 이상의 절감 효과다.

 

결국, 개인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효과는 “작지만 꾸준한 절약”이며, 이는 장기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경우 매우 유의미한 비용 감축을 실현할 수 있다.

 

 

기업과 사업장에서의 비용 구조 변화

기업에게 있어 제로 웨이스트는 의무인가, 기회인가?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친환경 실천이 추가 비용을 유발하는 의무사항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최근의 트렌드는 오히려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패키징 개선, 자원순환 구조 도입, 일회용품 절감 등의 실천은 중장기적으로 운영비용을 줄이고 ESG 평가 및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코리아는 2022년부터 매장 내 일회용컵 전면 퇴출을 시도했으며, 일부 매장은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인 ‘리유저블 컵 서클’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전문 세척 업체와 연계해 컵을 순환 사용하고, 운영 측면에서 일회용컵 구매비용과 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초기 비용은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간 수억 원 단위의 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내부적으로 제시된 바 있다.

 

중소형 식당의 경우, 다회용기 사용 확대를 통해 일회용기 구매 비용을 연간 수백만 원 이상 줄이는 사례도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비건 샐러드 전문점은 다회용기 반납 고객에게 1회 5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일회용기 구매비용을 월 기준 약 20만 원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이는 다회용기 세척·회수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순비용은 기존보다 낮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다.

 

기업 입장에서는 폐기물 처리 비용, 포장재 비용, 행정 규제 대응 비용, ESG 평가 비용, 소비자 신뢰도 등 다양한 비용 요소가 얽혀 있기 때문에, 단기비용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구조를 분석해야 한다. 특히 환경 관련 인증(예: 친환경 기업 인증, 제로 웨이스트 인증 등)은 B2B 거래에서 가치를 더하고, 공공 입찰 가점으로도 연결되어 장기 수익 창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지방정부와 사회 전체의 비용 관점

지방정부는 쓰레기 발생량에 따라 직접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게 된다. 서울시의 경우 생활폐기물 처리에 소요되는 연간 예산은 7,000억 원 이상이며, 인천시는 자체 처리 불가능한 쓰레기를 타 지역으로 반출하며 수백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증가하면 쓰레기 수거·운반·소각·매립에 드는 공공 예산이 절감될 수밖에 없다.

 

서울 은평구는 2022년 다회용기 순환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쓰레기 감량량 기준 연간 약 160톤의 일회용 폐기물을 줄였고, 이에 따라 처리 예산 약 3,500만 원이 절약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수치는 시스템 확산 규모에 비례해 증가할 수 있으며, 지역 전체로 확대될 경우 억 단위의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 감량은 공공 재정 절감과 직접 연결된다. 경기도 수원시는 2020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마을 실천단’을 운영한 결과, 시범 지역에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평균 17% 감소했다. 그에 따른 처리 비용은 연간 약 1억 2천만 원 수준의 절감 효과를 기록했으며, 관련 인센티브 제도와 연계되어 주민 참여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제로 웨이스트 실천은 탄소 배출 감소 → 기후 비용 감소, 건강한 도시 환경 → 질병 관리 비용 감소, 환경 교육 확산 → 미래세대 준비 비용 감소 등의 ‘사회적 외부효과’ 절감 효과도 가져온다.
이러한 간접 비용까지 고려하면 제로 웨이스트는 단순 비용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사회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적 비용 절감 전략이다.